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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모토 스토리/쿠마모토 스토리

징용공 위령비 건립에 나선 재일한국인 우판근 씨 이야기

by kumamon.kr 2024.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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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현 오무타 시의 미츠이미이케 탄광 위령비 앞에 우판근 씨가 서 있다.

징용공 위령비 건립에 나선 재일한국인 우판근 씨 이야기

 

후쿠오카와 쿠마모토 두 현에 걸쳐 있는 미츠이미이케 탄광(三井三池炭鉱) 등에서 일한 징용공 출신 자이니치 코리안와 많은 교류를 나누어 온 우판근 씨(禹判根).

 

2022년 여름, 그는 징용공이 수용되었던 후쿠오카 현 오무타 시(福岡県大牟田市)의 탄광주택 터에 한국어 비석을 세웠다. 한국 정부는 징용공 문제 해결안을 결정했지만 우 씨는 "정치적으로는 끝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4살 때 한국 거제도에서 일본에 온 우씨는 현재 시민단체 '자이니치 코리안 오무타'(在日コリアン大牟田) 대표를 맡고 있다. 1990년 무렵, 탄광에서 친구를 잃은 전 징용공이 "올 때는 함께였던 네가 왜 죽느냐"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는 우 씨. ​

결혼식 도중에 끌려온 사람, 임신중인 부인을 남겨두고 온 사람 등 징용공이었던 이들을 인터뷰하며 당시의 고통을 알게 되었다. 토목회사 경영을 하면서 한편으로 30년 이상 관련 자료 수집과 강연 등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징용공 출신인 이들이 특히 신경쓰는 부분은 탄광에서 사망한 동포의 유골의 행방이다. 조사를 통해 유골이 귀향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우는 4명 뿐이었다. 

우 씨는 원통함을 풀어야 한다는 생각에 위령비 건립을 계획하게 되었다. 미츠이 회사 측과의 5년에 걸친 교섭 끝에, 1995년에 오무타 시가 무상 제공한 공원 내 부지에 진혼을 위한 비석을 건립했다. 우 씨는 "미츠이와 오무타 시, 자이니치라는 3자가 함께 이름을 올려 세운 비석이라는 점이 돌아가신 영에 대한 위로가 될 것"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2022년 6월에는 징용공이 예전에 살았던 시내 탄광주택 터에 위령의 말을 새긴 비석을 세웠다. 

​강제연행이 없었다고 보는 역사 미화 풍조에도 우려를 표하는 우 씨. 마지막으로 그는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해 손을 모아 기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오무타 시 주재 85세(2023년)

 

출처 : 쿠마모토니치니치신문(熊本日日新聞) 2023년 8월 17일자 종합 4면

 

1995년에 세운 일본어 위령비 내용

<건립문>

제2차 세계대전 시에, 이 땅에 징용되어 노고를 다하여 돌아가신 분들의 영(御霊)에 대하여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함과 동시에, 이같은 불행한 일이 두번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하며, 전후 50년이 되는 해에 기념비로서 이곳에 위령비를 건립한다.

서력 1995년 3월 길일

건립자 자이니치 코리안 오무타 대표 우판근
협력자 오오무타 시, 미츠이 석탄광업(주) 미이케 광업소, 미츠이토아츠(三井東圧) 화학(주) 오무타 공업소, 전기화학공업(주) 오무타 공장

 

사진출처

* 우판근 씨와 위령비 - 일본공산당 기관지 <아카하타>(赤旗; 적기) 2019.10.31. 자

* 1995년의 위령비 - 더 리즈 아시아(The Leads Asia) 2021.7.24.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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